불친절하다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가스총으로 위협한 50대 특수경비업체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살해 협박을 당한 알바생은 사건 발생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오전 3시 50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한 편의점에 A(58)씨가 갑자기 들이닥쳐 가스총으로 알바생 B(25)씨를 위협하며 "죽여 버리겠다"라고 협박했다.

A씨는 2시간여 전 이 편의점에 라면을 사러 왔다가 B씨가 불친절하게 응대했다며 욕설을 퍼붓고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이런 행동을 했다.

A씨는 총기 소지가 가능한 특수경비업체 소속 경비원으로, 통신시설을 경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편의점으로 들어서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B씨에게 다가가 총기를 겨눴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B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총기가 가스총인지 알게 됐다.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연행하면서 사건은 여기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3시간여 뒤인 오전 7시께 A씨는 다시 편의점을 찾아와 B씨에게 "회사에서 잘리더라도 너는 죽일 테니 기다리고 있어"라고 재차 협박한 뒤 편의점을 나갔다는 게 B씨의 주장이다.

경찰은 다시 출동해 편의점 앞에 있던 A씨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귀가조치했다.

B씨는 "부모님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야간 알바를 했는데 지금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약 없이는 잠도 못 잘 정도"라며 "집이 편의점과 가깝다 보니 거리를 다닐 때도 혹여 피의자와 마주칠까 봐 겁이 난다"라고 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뻘인 알바생이 불친절하게 응대한다고 느껴 이런 일을 벌였다"라며 "가스총을 꺼낸 것은 맞지만, 알바생이 특전사 출신이라고 해 오히려 방어하려고 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재차 편의점을 찾아간 것에 대해선 "편의점 업주를 만나 사건을 중재해달라는 취지에서 찾아간 것이지 협박한 적 없다"라고 주장했다.

용인서부경찰서는 A씨를 특수 협박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하고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는 특수경비업체에서 퇴사처리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