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에 영정 사진<YONHAP NO-5664>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 빈소에 놓인 영정. /연합뉴스

영원한 권력의 2인 자로 불린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지난 23일 별세했다.

JP만큼 한국 정치사에서 부침과 영욕이 교차한 인물은 드물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더불어 '3김'이라 불리며 반평생을 권력의 중심부에 있으며 한국 현대정치의 흐름을 이끌었지만, 정작 '1인자'의 위치에는 오르지 못했다.

권력의 심장부에 있다가도 하루아침에 유랑길로 내몰렸다. 또 정치탄압으로 숨죽였다가도 다시 화려하게 재기했으며, 여와 야를 넘나들었다.

1926년 1월7일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JP는 서울대 사대 2학년 때 부친의 사망을 계기로 가세가 기울자 교사의 꿈을 접고 육사에 입학했다.

35세 때인 1961년 그는 5·16쿠데타로 현대정치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처삼촌과 조카사위라는 당시 박정희 소장과 그의 '혈연'은 5·16쿠데타를 계기로 최고통치권자와 2인자라는 동지 이상의 운명으로 발전했다.

1961년 중앙정보부를 창설, 초대 부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유신반대 데모가 한창이던 1971년부터 1975년까지 국무총리를 지냈다.

그러나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고 5공 신군부가 집권하면서 그는 '권력형 부정축재자 1호'로 지목돼 모든 재산을 압류당하고 미국으로 쫓기듯 떠나는 신세가 됐다.

1986년 귀국한 그는 옛 공화당 세력을 규합,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했다. 1990년 1월 '3당 합당'의 주역이 돼 여권 실세 정치인이 됐다.

민자당 최고위원에 이어 당 대표까지 맡으며 JP는 여당을 이끌게 됐지만 순탄치 못했다.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축출 움직임이 지속됐다.

이후 자민련을 창당했고, 19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단일화를 해 또 한번 킹메이커가 됐다. 이를 계기로 그해 JP는 두 번째 총리직이자 새 정부의 초대 총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DJP 연대가 파기되면서 그의 세력은 급격히 약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4월 19일 "43년간 정계에 몸담으면서 나름대로 재가 됐다"고 술회하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JP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김 시대' 주역인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하며 추도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