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포식자' 아마존의 움직임에 8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약 19조 원이나 사라졌다.

29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전날 아마존이 2건의 '빅뉴스'를 쏟아내면서 경쟁업체가 될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아마존은 1만 달러만 내면 '아마존 독립 배달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새로운 '배달서비스 파트너' 규정을 발표했다.

1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내면 아마존에 소속되지 않으면서도 4대의 아마존 배달용 차량을 소유한 소규모 배달서비스 업체 등록을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자에게 배달 전용으로 내부를 꾸민 밴 차량을 값싸게 임대하고 기름값과 보험료도 할인해 주는 협상을 기업들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7천 대의 트럭과 40대의 항공기를 자체 소유하고 있지만, 이들은 배송 센터 간 이송을 맡고 있으며 고객의 집까지 배달하는 것은 아마존 상표가 붙은 차량이 아닌 USPS(미국 우편서비스)나 페덱스 같은 업체가 맡아왔다.

아마존은 또 미국 50개 주 전체에 의약품 유통 면허를 가진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이 '독립 배달사업자' 모집을 발표하자 UPS와 페덱스는 전날 하루 동안 약 3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깎아 먹었다.

아마존의 필팩 인수 소식에 같은 날 약국체인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CVS 주가는 각각 10%와 6% 급락했다.

월그린과 CVS를 포함해 다른 약국체인 라이트에이드, 제약유통업체인 카디널 헬스, 아메리소스 버진, 맥케슨 등 6개 업체의 시가총액은 145억 달러나 증발했다.

8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175억 달러(약 19조5천37억 원)나 사라진 것이다.

반면 아마존 주가는 2.5%나 뛰었다.

이와 별도로 필팩 인수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진 월마트도 시총이 약 30억 달러 줄었다.

CNBC는 "전자상거래의 '거인' 아마존이 월가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아마존은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겠다는 암시만으로도 투자자들을 뛰게 만들고 시장을 요동치게 할 수 있으며, 이는 28일 하루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