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불법체류 외국인인 여성 직장 동료를 차량에 감금하고 잔혹하게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1부(부장판사·정도성)는 중감금,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1)씨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성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 작업반장으로 일한 김씨는 지난해 11월 숙소에서 쉬고 있던 피해자 C(29·여·태국 국적)씨에게 '경찰이 불법체류자 단속을 나와 도망쳐야 한다'며 승용차에 태워 내리지 못하게 하고 경북 포항·영양과 강원 삼척 등을 돌아다녔다.

납치 당일 김씨는 차량 안에서 C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파손하고 마구 폭행했고, 틈을 타 차량에서 내려 도망치는 C씨를 쫓아가 돌로 때린 뒤 얼굴에 불을 지르고 배수로로 굴러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아들의 친구인 A(18·여)양과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가져온 사실이 가족들에게 밝혀지자 이 일과 관계 없는 직장동료 C씨를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잔혹해 피해자는 참혹한 고통과 충격 속에 생명을 잃었으며 피해자 유족들은 극심한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전자장치 부착은 피고인이 장래 다시 살인범죄를 범해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장기간 징역형만으로도 재범 방지하고 교정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