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내 후보 조기선출 움직임이 표면화되면서 한나라
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민주당 총재직 사퇴이후 당권과 대권을 둘러싼 여
권내 복잡한 권력게임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즐기고만 있을 여유가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더욱이 김대통령의 중립 선언으로 '반DJ 정서'에 편승해 누려온 반사이익
을 더이상 향유하기 어렵게 됐다는 점도 이 총재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
는 요인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9일 "여권내 갈등과 내분을 이제 즐기고만 있을 시간적 여
유가 없다"면서 "아마도 이 총재와 한나라당의 정치일정도 예정보다 앞당겨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당헌상 내년 6월 중순까지 치르도록 돼있는 정기 전
당대회와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나설 후보 공천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신
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K,K,L,J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은 총재.부총재 경선을 위한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골프모임을 주선하는 등 소속의원들과의 잦은 접촉을 통
해 득표전에 대비하고 있다.
당수뇌부도 현재 진행중인 시도지부장의 중진실세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는 방침아래 대구.경북과 충청지역 시도지부장의 교체를 적극 검토하는 한
편 충남 등 일부 지역의 후원회도 마무리, 당 재정상황을 개선하는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총재가 이날 오전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 문희갑(文熹甲) 대구시장,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 김진선 강원지사,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를 당
사로 불러 간담회를 가진 것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느슨해진 당분위기
를 다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한나라당은 전국 227개 지구당에 대한 당무감사를 지난 8월말 완
료한데 이어 올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사고지구당 조직책 교체를 완료해 일
선 조직을 정비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취약지인 호남과
충청권, 수도권의 일부 부실지구당 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사고.부
실 지구당의 경우 연고가 있는 전국구 의원을 우선 배치하고, 나머지 지구
당에 대해서는 참신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사들을 적극 영입할 계획"이라
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