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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박상융 특검보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브리핑룸에서 수사상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드루킹 주도의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검팀이 드루킹 김동원(49)씨의 1심 재판을 더 연장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검찰과 협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드루킹이 이달 안으로 판결을 받으면 집행유예로 석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됨에 따라 드루킹의 신병 확보 방안에 대해 허 특검팀 역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익범 특검팀 박상융 특검보는 2일 브리핑을 통해 드루킹의 1심 재판이 계속 열릴 수 있도록 특검이 법원에 의견서 등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없지만) 필요하면 검찰과 협의해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드루킹은 앞서 지난 4월 17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하키팀 관련 기사에 게재된 2개 댓글의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공범 2명과 함께 기소됐다.

이후 검찰은 경찰의 추가 수사를 바탕으로 드루킹 일당이 537개 기사의 댓글 1만6천여개에 184만여차례에 걸쳐 부정 추천을 한 혐의를 추가했지만, 드루킹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 상황이다.

이에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이달 4일 결심을 열고 검찰의 구형과 드루킹 측의 최후진술을 들을 방침이다.

대부분 결심이 진행되고 2~3주 뒤 선고기일이 잡히는 것을 감안하면 7월 내 1심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서는 업무방해 혐의 형량이 비교적 무겁지 않은 점, 드루킹이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계속해 반성문을 제출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가 집행유예로 풀려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인 드루킹이 풀려나면 1차 수사기간이 60일로 한정돼 있는 특검으로서는 소환조사 등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공소 유지를 맡은 검찰은 지난달 27일 법원에 기일변경 신청서와 증거목록 수정본을 제출했다. 추가 증거를 다퉈야 하는 만큼 재판을 더 열어달라는 취지다.

한편 허 특검팀은 과거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했던 포렌식 전문가 등 15명 안팎의 포렌식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컴퓨터와 휴대폰 등에서 댓글조작·인사청탁·뇌물공여 혐의 등을 입증할 증거를 찾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을 통해 경찰 수사기록 일부와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휴대폰과 노트북, 데스크톱 컴퓨터 실물 및 하드디스크 이미지 파일 등을 추가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필요 시 검찰이나 경찰의 포렌식 장비를 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허 특검은 이날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분석 대상이 많다 보니 장비가 더 필요한 게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