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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구이. /연합뉴스

습한 여름철 밀폐된 공간에서 숯이나 연탄을 사용해 조리할 경우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위험이 있어 주의가 요망하다.

지난 1일 오후 1시 50분께 청주시 서원구의 한 장어구이집에서 식사를 하던 A(8) 군은 속이 메슥거렸고 화장실을 가던 중 심한 어지럼증을 느껴 쓰러졌다.

A 군과 함께 식당에서 장어구이를 먹던 그의 가족 등 8명도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이들 일가족 9명은 119구급차 5대에 나눠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A 군 가족이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다행히 위중한 상태는 아니었다"며 "A 군을 제외한 나머지 환자들은 응급처치를 받은 뒤 퇴원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1일 오후 청주에는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다.

식당 주인은 "비가 와서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했다"며 "음식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가 오고 기압이 낮은 날 창문을 닫은 채 숯을 사용해 장어를 구우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로 인해 체력이 약한 어린이부터 중독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22일 청주의 한 신축공사장 식당에서는 조리원 1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무더기로 병원 신세를 졌다.

이 식당의 조리원 17명은 아침부터 조리실에 솥을 여러 개 걸어 놓고 삼계탕을 끓였다.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 9시 54분께 조리원들이 어지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6명이 동시에 같은 증상을 호소했고, 이 중 2명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

소방당국이 가스 탐지기로 확인한 결과 LP가스는 누출되지 않았다. 현장에 설치된 가스 감지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곳에서 조리원들이 700인분의 삼계탕을 조리하면서 불완전 연소한 가스가 많이 발생한 것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규명됐다.

일산화탄소 중독이 심하면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의 한 저수지에서 A(35) 씨가 자신의 1t 트럭 적재함에 설치한 텐트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동료 회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A 씨는 텐트에서 부탄가스를 이용한 온수 매트를 켜놓고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희택 충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밀폐된 공간에서 불로 조리하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한다"며 "여름철 무덥더라도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해야 사고 위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