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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감일지구 내 불법 개사육장에서 학대를 받던 수십 마리의 개가 감쪽같이 사라져 동물권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개가 갇혀있던 5일 오후 개사육장 모습(왼쪽)과 개가 사라진 6일 오후 개사육장의 모습.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하남 감일지구 내 '개지옥' 불법 개사육장(6일자 7면 보도)에서 학대를 받던 개 수십 마리가 사라져 도축됐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동물권단체는 하남시의 허술한 격리조치로 개 도살업자가 개를 무단 반출한 것이라며 하남시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8일 동물권단체 케어(care)에 따르면 지난 6일 케어 활동가들이 불법 사육장에 격리 중이던 학대견에게 물과 사료를 주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일부 사육장에 있던 개 수십 마리가 사라진 것을 발견, 경찰에 도난신고를 했다.

하남시와 LH 관계자가 5일 오후 7시까지 현장에 있었다고 밝힘에 따라 5일 오후 7시부터 6일 오전 사이 학대견들이 반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케어측은 이날까지 감이동 4번지 내 불법 개사육장 입구 쪽에 위치해 있던 대형견을 위주로 총 46마리가 없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케어 측은 "5일 저녁 하남시가 국내 최초 집단 격리조치 발동하기로 했었지만 제대로 격리조치를 하지 않아 불법 개사육업자가 몰래 개를 반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남시와 LH 관계자는 "5일 저녁 개사육장 폐쇄조치를 취하기 위해 업체에 문의했지만, 당일 작업이 어렵다고 해 6일 오전부터 폐쇄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개사육장 주인이 가져갔는지 확인 중이며 경찰에 수사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시 홈페이지 등 감일지구 내 불법 개사육장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자 하남시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 개사육장 실태조사단을 출범하고 지역 내 개사육장에 대한 전면실태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김상호 하남시장은 7일 오전 불법 개사육장을 직접 방문한 뒤 시 홈페이지에 통해 "감일지구 불법 개사육장을 살펴보고 참혹한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치료가 필요한 개는 하남 동물병원의 협조로 치료하고 있고 사료 등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LH와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더 빠른 조치를 취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며 "향후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무등록 농장은 자진 폐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남시 감이동 2~10번지 주변 60여 개의 불법 개사육장은 모란시장에서 쫓겨난 개사육·도축업자 등이 생활대책용지 보상을 노리고 불법 개사육장이 설치한 뒤 음식물쓰레기를 주고 개똥과 죽은 개 사체를 치우지 않는 등 학대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