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 환자 2명 중 1명은 10∼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아시아보다는 서양에서 많이 발병하던 크론병은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국내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크론병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지난해 기준 2만231명으로 2015년(1만7천651명) 대비 15.6% 늘어났다.

2016년 연령별 진료 인원을 보면 20대가 32%(6천153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30대 22.9%(4천396명), 10대가 14.5%(2천784명) 순이었다.

성별은 남성이 전체 환자의 66.4%로 절반 이상이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대장 말단부, 소장 등도 주요 염증 발생 부위다.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유전적 요인, 면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흡연 역시 크론병의 발생을 촉진하고 증상을 악화한다고 전해진다.

크론병의 주요 증상은 복통과 설사 혈변,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다.

이 중 항문 통증은 치질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적절한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크론병 환자 3명 중 1명은 항문 주위에 치열, 치루, 농양 같은 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문 질환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항문 주위 염증이 나아지지 않으면 염증성 장질환 전문의에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설사와 복통이 4주 이상 지속할 때에도 대장내시경을 받아 질병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크론병은 증상이 나아졌다가 심해지기를 반복하는 질환이므로, 적절한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이창균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지속하는 질병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동반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큰 문제 없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며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접근해 꾸준히 치료받으며 정기적인 검사로 장내 염증상태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