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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매리어트 파크센터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와 각 통신사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연합뉴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내년 3월 세계 최초로 시행 예정인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키로 합의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서울 매리어트 파크센터에서 박정호 SKT 사장, 황창규 KT 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통신 3사 CEO와 마련한 5G 상용화 관련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가 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사업자 간 '최초' 경쟁을 지양하고 우리나라가 최초가 되는 '코리아 5G 데이(Korea 5G Day)'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3사가 보조를 맞춰달라"고 주문했다.

유 장관은 이어 "정부가 할 일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이 대비해야 한다"며 "정부가 예측 가능한 일정을 제시했기에 경쟁·생존 측면에서 기업이 맞춰서 같이 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5G 상용화 시장 선점 효과를 관련 업계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동반 성장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필요하다"며 "5G 시대에도 통신비 인하 이슈는 여전히 유효해 국민의 통신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박정호 사장은 "5G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를 많이 연구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를 많이 보고 있다"며 "망 투자뿐 아니라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황창규 회장은 "4G는 주로 B2C(소비자용 서비스)와 관련됐지만 이제 B2C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며 "5G는 B2B(기업용 서비스), 다시 말해 공공적 성격이 사회 전반에 걸쳐 있어 투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회장은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 사례를 언급한 뒤 "정부가 업계의 어려움을 같이 해소하면서 투자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며 "여유 있게 할 시기는 아니다. 업계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하현회 부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일정에 맞춰서 상용화하고, 단말 등 공동 기술 개발을 통해서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주도해온 통신업계를 지속적으로 리딩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들 간 이뤄진 비공개 간담회에선 5G 투자부담 완화는 물론 중소기업과 상생, 통신비 절감 방안 등이 거론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의 한 소식통은 황창규 회장은 "5G 장비 도입 시 조세 감면 혜택, 부가세 환급 등을 법제화해 기업 부담을 줄여달라"고 요청했고, 유 장관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장비, 칩세트 등은 삼성전자가 선도적으로 하면서 중소기업과 협업 구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중소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한 3사 TF 구성을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박정호 사장은 "주파수 할당대가가 이동통신 이용자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게끔 노력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3사에 "5G 시대 서비스 수익은 의료, 자율주행차 등에서 창출하고, 소득 하위 20%의 요금은 많이 낮춰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제휴 콘텐츠에 데이터 비용을 할인하거나 면제하는 제로레이팅에 대해서는 "CP(콘텐츠 사업자)와 이통사, 플랫폼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있어서 5G 시대 바뀌는 부분은 정책적으로 미리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관심사인 5G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해선 통신 3사의 입장 표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 3사는 다음 달까지 장비업체 선정을 마치고 9월부터 본격적인 상용망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