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손녀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할아버지와 남편의 성폭력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할머니에게 나란히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김정민)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73)씨에게 징역 7년, 손녀 추행 사실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은 김씨의 부인 정모(64)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김씨 부부는 아들이 이혼한 2012년 10월부터 손녀를 맡아 키웠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6년에 걸쳐 손녀(당시 8~13세)를 강제추행하고 할머니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성폭력을 은폐하고 보호자로서 필요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에게도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손녀가 유일하게 의지할 대상이었을 정씨가 피해 사실을 알고도 2년 넘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죄질이 상당히 나빠 엄격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