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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남은 수사기간 동안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일당에 대한 사법 처리에 총력을 다한다는 의지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 한 달간의 기초수사 끝에 드루킹 일당을 댓글활동을 수단으로 삼은 일종의 '정치 브로커'로 판단하고 조만간 관련자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사법처리 수순을 밟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특검팀측은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사례와 같이 드루킹 일당이 금전적 후원이나 정치적 이익을 매개로, 특정 정치인에 접근한 뒤 그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시도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드루킹 일당의 활동이 불법 소지가 있다는 점을 알고도 '거래'를 시도한 정치권 인물들도 그 경위에 따라 처벌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검의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지난 27일 특검 출범 이후 드루킹이 핵심 피의자이면서도, 정치권 연루 의혹의 단서를 제공할 정보원으로서 수사를 받아왔다는 평가가 있었다.

특검으로서는 여론조작 의혹 및 정치권과의 핵심 연결고리인 드루킹의 진술을 토대로 댓글조작이나 불법 정치자금 공여 혐의의 사실관계를 재구성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드루킹 역시 이를 인식하고 그간 특검의 움직임을 보며 본인에게 유리한 사안을 골라 진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자신을 통해야만 노 원내대표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혐의점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며 '간 보기'식 조사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원내대표의 비극적 선택은 수사 상황에도 큰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현재 경찰·검찰 수사기록과 5차례 특검 소환조사를 통해 드루킹의 진술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진술과 최득신 특별검사보가 이끄는 포렌식 팀이 암호화된 주요 증거물을 빠른 속도로 해독하는 점을 고려할 때 드루킹의 진술에 의존하지 않고도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후문이다.

특검 관계자는 "드루킹의 협조가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압수물 분석 등을 토대로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상융 특검보도 "드루킹으로부터 많은 부분에 대해서 진술을 받았기 때문에 드루킹이 묵비권을 행사하든 말든 수사는 계속한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특검이 지난주 드루킹의 댓글조작 혐의를 추가로 기소하며 오는 25일로 예정된 일부 댓글조작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미뤄진 것도 이 같은 기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먼저 드루킹이 지난 2016년 총선 이후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사실을 근거로 노 원내대표 등 정의당 측에 영향력을 미치려 시도하거나, 그런 시도가 여의치 않자 협박·강요성 행위를 한 사실은 없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앞서 드루킹은 지난해 대선 이후 SNS에 "내가 미리 경고한다. 지난 총선 심상정, 김종대 커넥션 그리고 노회찬까지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며 정의당 측을 강하게 비난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김경수 지사는 물론, 드루킹과 김 지사를 이어준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등을 향한 수사 행보도 조만간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1차 수사 기간 60일이 끝나는 8월 25일을 사실상 수사 종료 기간으로 보고 남은 30여 일간 배수진을 친 채 총력전을 편다는 방침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