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후주택 3.3㎡당 800만원대
2027년 18개 역사 개통등 '긍정적'
인기평형대 기대감 선반영 더 올라
"땅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디가 얼마나 올랐는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수원시 파장동과 정자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들은 인덕원선과 재개발 사업 관련 고시 이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파장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두 배 이상은 아니어도 많이 오른 것은 분명하다"며 "2천세대 대단지가 조성되고, 500~600m 떨어진 곳에 전철역까지 생기면 땅값 상승에 더욱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아직 모르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분명히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로선 좋지만은 않다. 그런 부분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귀띔했다.
이 지역은 올 상반기 인덕원~동탄 복선 전철 고시(북수원역(교육원 삼거리))와 수원 111-1구역(정자 지구) 재개발 관리처분계획인가까지 받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이다.
최근 들어 겹호재를 맞으면서 30년 된 노후주택이 3.3㎡당 800만원대에 거래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앞서 올해 3월 국토교통부는 인덕원~수원~동탄 간 37.1㎞ 복선 전철(본선 34.5㎞·단선 2.6㎞)을 신설하는 '인덕원~동탄 복선 전철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사업노선은 정거장 18개소로 확정됐다. 안양시 동안 관양동 일원을 기점으로 화성시 오산동까지 17개 역사를 신설하고, 종점인 서동탄역은 기존 역을 개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2조7천여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년간 기본·실시설계 등을 거쳐 이르면 2021년 착공해 2027년 개통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신설역 예상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수원 정자지구가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북수원역 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2천600여 세대 규모의 재개발사업이 정비구역 지정 9년 만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취득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시장을 더 달궈놓았다.
지난 5월 정자지구 개발사업을 수주한 GS건설은 사업비 4천691억 원을 투입해 수원 정자동 530의 6 일원 13만8천401㎡에 지하 2층~지상 29층 총 21개 동 2천607세대 규모의 아파트와 공원, 근린생활시설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정자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정자지구가 들어서는 바로 옆 수원 SK 스카이뷰 아파트 인기 평형대의 경우 기존에 분양받았던 금액보다 1억원 가까이 올랐다"며 "인덕원선 등 개발 계획이 당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개발 호재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월 3.3㎡ 당 평균 1천150만원에 분양한 수원 SK 스카이뷰 아파트가 이날 현재 기준 84.91㎡는 4억8천만~5억원, 97.79㎡ 5억3천만~5억5천만원, 110.47~122.68㎡가 5억6천만~6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지구는 인덕원~동탄 복선 전철뿐 아니라 영동고속도로 북수원 IC(5분 거리)와 의왕~과천 간 고속화도로 이용이 편리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원 이목동에서 광교신도시까지 7.7㎞(왕복 4차선)를 잇는 수원 외곽순환도로(북수원 민자 도로)가 개통되면 광교, 용인 방면 진입 또한 편해질 전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정자지구에 대한 관리처분인가가 고시됨에 따라 내달께 토지 보상과 주택 및 지장물 철거를 거쳐 내년 하반기께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보상과 이주, 철거작업까지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