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수사후 대응" 정면 반박
김진표 "조폭연루설 근거없다면
밝히고 그렇지 않으면 결단해야"
이해찬 "전당대회와 관계없는것"
金 '탈당 압박' 친문표 결집 분석
발언 놓고 당 안팎서 의견 엇갈려
공무원들 혼란 '안타깝다'는 반응
이재명(얼굴)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송영길·김진표·이해찬 의원 등 당권 주자 3인이 이재명지사의 거취 문제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내 여론도 양분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당내에선 확대일로를 걷는 이번 논쟁이 향후 당권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기도 공직사회 역시 향후 추이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 논란의 서막
= 기폭제는 김진표(수원무) 의원이 던졌다. 김 의원은 전날인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조폭연루설' 등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본인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일이라면 명백히 밝히고, 그렇지 않다면 본인이 결단해 풀어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민주당 인사로는 처음으로 이 지사의 거취 문제를 꺼내 든 것이다.
하지만 같은 날 이해찬 의원은 '전당대회와는 관계없는 문제'라고 노선을 달리했다.
송영길(인천계양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수사를 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할 문제다. 철저히 규명하고 수사하고, 그 이후에 원칙적인 대응을 하는 게 맞다"며 김 의원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송 의원은 특히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해결책을 줘야 하는데, 당내 문제를 가지고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안 좋게 본다. 당내 경선에서 (이 지사 문제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쟁점화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 당내로 번진 논란
= 김진표 의원의 발언은 당내에서 많은 해석을 낳으며 '논란'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이른바 김 의원의 '이재명 탈당 압박' 카드는 이 지사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한 '친문(친문재인) 핵심 지지층'의 표를 결집,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민석(오산)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진표 의원은 (이 지사 탈당을 압박하는) 그 발언이 친문 핵심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당길 수 있는, 그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발언이라는 계산을 나름대로 하셨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진표 의원의 발언을 놓고 '성급한 처사'라는 비판과 간담회에서 나온 돌발질문에 대해 밝힌 후보의 소신을 정치공학적으로 접근, 역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모든 후보는 당의 갈등을 조장하기 보다는 당의 화합을 도모하는 선거를 치러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경기도 공직사회는
= 해당 논란이 당권 경쟁의 장으로까지 번진 점에 대해 이재명 지사 측은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당 대표 후보들이) '조폭몰이 허구'를 밝혀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들을 말씀하신 것 아니겠나. (이 지사는) 지금 민선 7기 경기도정에 집중하느라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공무원들은 '조폭연루설'이 이 지사의 탈당 논란으로까지 치닫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이 지사가 국제마피아파와 얽혀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제시된 것도 아닌데 '몰아가기식' 의혹이 당 대표 후보 선거까지 이어지는 것 같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이 지사로선 도정에 전념하고 싶어하는데 여건상 그러지 못하니 지켜보는 입장에선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도 "고소까지 이뤄졌고 필요하다면 수사가 진행되지 않겠나. 정치 공방과는 분리돼야하지 않나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연태·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