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와의 음주사고를 낸 뒤 도주에 성공한 30대 벤츠 운전자가 보름 뒤 재차 음주사고를 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2부(이준엽 부장검사)는 31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 등의 혐의로 한모(3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한 씨는 지난 4월 7일 0시 5분께 용인시 수지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벤츠 G바겐(G350)을 신호를 무시한 채 좌회전 시도를 하다 신호에 따라 직진하던 A 씨의 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가해자인 한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42%의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A씨와 동승자 등 2명은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었다.

한씨의 음주 행각은 지난 3월 말에도 있었다.

한씨는 지난 3월 22일 오전 2시께 용인시 수지구 일대의 한 골목에서 주차하려다가 정차 중인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한씨와 동승자 오모(31)씨는 현장에서 피해차량 운전자 B씨와 합의를 시도했지만, 술 냄새를 맡은 B씨는 합의를 거부한 채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했다.

이에 한씨는 자신의 차를 몰고 도주했으며, 오씨는 B씨에게 폭력을 휘둘러 왼쪽 갈비뼈 1개가 부러뜨렸다.

B 씨는 경찰에 "음주운전하고 도망간다"고 신고했으나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은 신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오 씨에 의한 폭행사건으로만 알고 불과 1분 정도 전에 달아난 한 씨를 추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씨는 이 사건에서 사고 후 미조치 혐의만 적용받아 검찰에 송치됐지만, 불과 보름 만에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관련 혐의 등이 추가되면서 재판을 받게 된 처지가 됐다.

검찰 관계자는 "택시기사 폭행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뒤 사건 직전 한 씨의 동선을 추적했지만,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사고 후 미조치 혐의만 적용하려던 중 한 씨가 또 사고를 내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택시기사 폭행사건 이후 이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감찰조사를 벌여 관련 경찰관 7명을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서면경고 조치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