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제주에서 종적을 감춘 30대 여성 실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색 인력을 대폭 늘리면서 타인에 의한 범죄 가능성에 대해 힘을 싣는 모양새다.
31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5일 밤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인근에서 실종된 최모(38·여)씨를 찾기 위한 육상 수색 인력에만 150여명을 투입했다.
이날 수색에는 육상과 해상에 240여명이 나섰으며, 경찰청 소속 헬기 2대, 드론 1대, 제주해경 소속 경비정 4척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청소년과는 수색을, 형사는 범죄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며 "실종자와 연루된 폭넓은 부분에 대해 놓치지 않고 현장 주변을 탐문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경찰은 주변지인들로부터 제기된 남편과의 가정불화설에 따른 범죄 피해 여지에 대해선 다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해상에서 시신이 떠올라야 하는 시점이 한참 지나는 등 실종 기간이 장기화하자 범죄 연루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한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다.
경찰은 실종된 최씨가 물에 빠져 사고를 당한 확률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30일 정오께 세화항에서 2.7㎞ 거리를 둔 하도리 모 리조트 인근 해상에서 최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 한짝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안산시 일대에 살고 있는 최씨는 지난 25일 남편과 딸, 아들과 함께 세화항 인근에서 캠핑을 하던 도중 술을 마신 채 혼자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이 주변 CCTV를 탐색한 결과, 최씨는 실종 당일 세화항 주변 편의점에 들렀다.
이후 최씨는 편의점에서 구입한 술을 마시며 실종 당일 오후 11시38분 언니에게 휴대폰 통화를 시도한 뒤 행방을 찾을 수 없게 됐다.
당시 잠을 자고 있던 최씨의 남편은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인 지난 26일 오전 0시 5분께 아내가 보이지 않자, 전화를 하는 등 실종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26일 오전 2시30분쯤 세화포구로 입항하던 선장 김모(55)씨가 포구 난간 방지턱에 놓여있던 최씨의 휴대폰과 카드를 발견해 자신의 집으로 가져갔으며, 진동상태여서 휴대폰이 걸려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해 오후 3시쯤에야 최씨의 가족에게 휴대폰을 돌려줬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