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제주 구좌읍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모(38·여)씨의 사체가 1일 섬의 반대편인 서귀포시 가파도 해상에서 발견돼 해당 경위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귀포 모슬포와 가파도를 왕복하는 여객선은 이날 10시 50분께 운항하던 중 서귀포시 가파도 서쪽 1.5㎞ 해상에 시신이 떠 있는 것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이에 서귀포해경 화순파출소 연안구조정은 오전 11시 10분께 시신을 수습하고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겼다.
해경은 최씨의 얼굴 등 시신의 심한 부패로 문신과 지문확인을 통해 최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일주일 전 세화포구에서 실종된 최씨의 시신이 100㎞ 넘게 해안선을 따라 흘러 가파도까지 이동한 경위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표류의 방향과 경로는 표류 물체의 무게와 비중, 해류와 조류의 방향 등 여러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단 7일 만에 100㎞ 이상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된 최씨 사례의 경우는 유사한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해경이 사용하는 표류예측시스템을 개발한 해양조사원의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해류와 조류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표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최씨가 세화포구에서 바다에 빠져 표류했을 경우 6∼7일 사이에 성산포까지 표류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가파도 인근 해상까지 최씨 시신이 떠밀려 간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시점을 고려한 최씨의 발견 지점은 태풍 등 극적 변수가 없는 경우 납득하기 힘들다"고 부연했다.
가파도 해상에서 최씨를 발견했을 당시 실종 때와의 복장이 거의 같았다는 점 또한 의하하다.
최씨 시신은 민소매 상의와 반바지 복장 그대로 발견됐다. 바다에 빠져 수일 동안 표류하게 될 경우 복장의 일부가 유실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 경찰과 해경 측은 실종 이후 최씨가 자의 혹은 타의로 육로 또는 선박을 이용해 일부 이동했을 가능성과 타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우선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