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기후·환경변화, 급증하는 해외여행 등 생활여건 변화로 인해 감염병이 증가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6일 경기도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도내에서 신고된 감염병 건수는 모두 2만6천559건으로 이미 2016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감염병 건수 2만4천374건을 넘어섰다. 불과 2년 사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폭증' 한 것이다.

매년 지적되는 것이지만 7· 8월은 더위와 휴가철 여행·단체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발생 우려가 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무더위로 면역력이 약해진 노약자와 유아는 감염병에 걸리면 치명적인 상황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는 대처가 어려운 해외유입 감염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여행 등이 늘면서 지난 2001년 15건에 불과했던 도내에서의 해외유입 감염병은 지난해 무려 160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도 8월 현재 85건의 해외유입 감염병이 신고됐다.

전문가들은 극심한 환경변화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매년 지속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감염병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령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비브리오 콜레라균 활성화가 상시 우려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결핵, 말라리아 환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도 환경변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감염병 방역 대처 상황 등 공공보건 체계 전반에 대한 정밀한 재점검이 요구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일단 감염병이 확인되면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병원, 보건소 간에 신속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대처해야 한다. 초기 대응 미숙이 얼마나 막대한 피해와 혼란을 초래하는지 우리는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 익히 경험했다. 당시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사망했다.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발생한 사실상 '인재'에 가깝다.

감염병 방지를 위해선 보건당국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고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며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만 지켜도 웬만한 감염병은 예방할 수 있다. 이번 여름은 예년보다 더 길다고 한다. 경기도 보건당국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감염병 대응책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고 또 점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