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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내세워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그룹 최용석 대표가 9일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의 순양함이자 150조원 상당의 보물이 있다는 '돈스코이'호를 내세워 투자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의 전 대표인 최용석씨와 류상미씨가 9일 경찰 조사에 출석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45분께 최씨, 오후 1시30분께 류씨를 서울 중랑구 묵동 사무실로 소환해 신일그룹의 사기 혐의에 관해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

출석 예정 시간보다 10여 분 일찍 사무실에 도착한 최 전 대표는 이날 청사 앞에서 '돈스코이호 인양이 실제 가능한지', '투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이 사실인지', '제일제강 인수가 무산됐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답변만 한 채 조사실로 발길을 돌렸다.

류씨는 30여 분 일찍 청사에 도착해 곧바로 조사실에 들어갔다.

이들은 모두 신일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투자사기를 기획한 의혹을 받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대표 류승진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사들로 알려졌다. 류상미씨는 류승진씨의 누나이며 최씨는 수년 전부터 밀접한 관계로 알려졌다.

류상미씨는 대표로 이름만 올린 이른바 '바지 사장'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류상미씨는 대표직을 최씨에게 넘기고 신일그룹은 사명을 신일해양기술로 바꿨다.

최 전 대표는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언론이 추측성 보도를 보고 검증 없이 자료를 인용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경찰은 류상미씨를 상대로 류승진씨의 소재를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류승진 씨는 수년 전부터 베트남과 라오스 등의 국가를 떠돌다 현재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가 떨어졌다.

경찰은 아울러 최 전 대표 등에게 신일그룹이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라는 문구로 회사를 홍보한 이유와 핵심 관계자들의 그룹 내 역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은 일단 참고인 신분이지만, 그룹 내에서 맡은 역할과 혐의 소명 정도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150조 원에 달한다고 부풀려 홍보하면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사기)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