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기득권 지키는 사기"
정의당 "꼼수불과 완전히 없애야"
민주·한국당 "개선안 지켜보자"


여야가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 가운데 교섭단체 명목의 특활비를 받지 않겠다고 합의했으나 특활비 문제를 놓고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국회가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의 특활비를 절반 삭감해 양성화하는 방향으로 특활비 개선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쪽 폐지'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활비 전면 폐지를 주장한 소수 야당들이 즉각 반발했고,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국회가 내놓을 개선안을 지켜보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여야 3당 교섭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특활비 폐지를 당론으로 내세운 바른미래당은 '특활비 전면 폐지'를 다시 한 번 부각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교섭단체,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을 구분해서 어떤 것은 폐지하고 어떤 것은 축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기득권 양당은 바른미래당이 주장한 국회 특활비 전면 폐지에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단 하루 만에 원내대표의 특활비만 폐지할 뿐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의 특활비를 반으로 축소해 유지하겠다는 꼼수가 드러났다"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국민 사기극까지 벌인 적폐 양당"이라고 밝혔다.

특활비 폐지를 제일 먼저 주장한 정의당도 '꼼수 폐지'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인 윤소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특활비가 비판받는 것은 세금이 사용처를 모르는 쌈짓돈처럼 집행됐기 때문"이라며 "의장단, 상임위의 특활비 역시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특활비 양성화 방안에서 물러나 교섭단체 특활비 폐지에 합의한 만큼 공을 국회로 넘기는 분위기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원내교섭단체로서 (교섭단체 특활비 폐지에) 합의했고, 국회에서 의장님이 (개선안을) 발표한다니까 한번 보자"면서 "운영위를 포함한 일체의 특활비를 7월부터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한국당은 특활비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으니 국회의장께서 국회 특활비 문제를 어떻게 할지는 지켜보겠다"고 했다.

국회는 16일 특활비 개선안을 발표하기로 하고 세부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의장단이 각종 행사에 참석해서 금일봉을 주는 것은 없애지만, 의장이 해외에 나가 기밀비로 쓰는 것은 필요한 것으로 그것마저 없애면 직무유기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상임위원장 특활비는 위원장들의 의견 등을 수렴해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종·김연태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