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지연 항의과정 불만표출
성적욕망 유발 의도는 없었다"
수원지법, 통신음란 혐의 무죄


"성적 욕설은 인정되지만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 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혐의 1심 재판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이번에는 온라인 쇼핑 고객센터 여성 상담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폭언을 한 40대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배온실 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 매체 이용 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5)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쇼핑 고객센터 직원 A(28·여)씨에게 전화한 뒤 성폭행을 연상하게 하는 폭언과 욕설을 수차례 퍼붓는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가 상담원에게 성적 욕설을 한 것은 인정되지만,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배 판사는 "피고인은 물건 배송 지연에 대한 문의차 고객센터에 연락했지만, 상담원들이 일방적으로 주문 취소를 요구하고 책임을 회피해 이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며 "남성 상담원에게도 성적 욕설을 하며 불만을 표출한 점 등에 비춰보면 강력하게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저속한 표현을 하게 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