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차례 실시 모두 기준치 이하
물교체·청소일 다음날 오전 채수
문제 피하려 '의도적인 날짜' 비난
市 "미처 몰랐다, 재검사후 공개"
하남시가 미사호수공원 야외수영장·물놀이장의 여과기가 고장이 난 사실을 한 달 가까이 숨긴 채 운영(8월16일자 7면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수질검사마저도 수질이 가장 깨끗할 때 채수하는 등 '보여주기식' 검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용역업체를 통해 지난 1일과 8일 2차례에 걸쳐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른 민간 수질검사기관에 수질검사(수영장 기준)를 의뢰해 4개 검사항목 모두 적합판정을 받았다.
수질검사성적서를 확인한 결과, 1일 기준으로 수소이온농도(수질 기준 5.8~8.6)는 7.3, 탁도(〃 4.00NTU 이하)는 0.13NTU, 대장균(〃 200개체수 미만/100mL)은 0개체수 미만/100mL, 유리잔류염소(0.4~4.0 ㎎/L 이하)는 0.66㎎/L 이하로 수질이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도 수소이온농도 7.2, 탁도 0.12NTU, 대장균 0개체수 미만/100mL, 유리잔류염소 0.70㎎/L 등으로 1일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수질검사를 위해 수영장에서 채수한 1일과 8일은 모두 야외수영장·물놀이장의 휴장일 다음 날인 수요일로 파악됐다.
미사호수공원 야외수영장·물놀이장의 휴장일은 매주 화요일로, 휴장일엔 수영장과 물놀이장의 물을 바닥까지 모두 빼내고 청소한 뒤 수돗물로 다시 채우고 있다.
결국 수요일 오전은 1주일 중에서 수영장·물놀이장의 수질이 가장 깨끗한 때로, 사실상 새 수돗물을 받아 놓은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수질관리의 문제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여과기를 작동한 16일 오전 미사호수공원 야외수영장 물은 육안으로도 활성탄으로 보이는 검은색 알갱이와 부유물이 눈에 띄었을 뿐만 아니라 수돗물보다 탁도가 높게 보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질검사를 의뢰한 날이 휴장일 다음 날인지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확한 수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17일 오후 채수한 뒤 수질검사를 의뢰하고 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