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주민 수년째 갈등 지속
남은 5가구중 1가구 '집행 예고'
市 "명도소송 승소… 적법절차"
"이 돈으로 집얻을 곳 없어" 토로


수원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 주변 정비를 위해 추진 중인 '지동 문화재구역 정비사업'이 사업대상지에 포함된 일부 주민들의 보상금 문제로 수년째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시는 토지보상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전체사업에 차질을 빚자, 자진 이주를 하지 않는 주민을 대상으로 강제집행을 예고해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

21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수원 화성과 접한 지동 304의 5 일원 1만3천520㎡ 부지에 357억여원을 투입해 정비하는 지동 문화재구역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사업대상지에 거주하던 주민 150여 가구와 보상협의를 진행해 90% 이상 보상절차를 완료했다.

그러나 현재 5가구의 완강한 거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들은 보상금액이 터무니없이 적다며 현재 명도소송(3가구)과 경기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1가구)을 신청,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강제집행이 예고된 남은 1가구다. 법원의 승인을 받은 시는 다음 주 내로 강제 집행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해당 주민이 끝내 자진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

A씨는 "보상금액이 고작 3천600만원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 돈을 갖고, 집을 얻을 수 있느냐"며 "보상금을 올려주든, 임대주택을 마련해주든 주거대책이 없으면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시는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A씨와의 명도소송에서 승소했을 뿐만 아니라, 중앙·경기도 토지수용위원회도 보상금액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정비사업의 토지보상 등은 모두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22일 예정된 강제집행은 비가 예보돼 다음 주로 미뤄졌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안전을 고려해 강제 집행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