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밥상 올릴거 없으면 외면받아"
'전대만 기다리는 양상' 시각 많아
당권주자들 '몸풀기 행보' 빨라져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 개최될 전당대회에 출마할 예비 후보군의 몸풀기가 시작돼 앞으로 당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비대위 활동보다 당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비대위 산하 4개 소위와 1개 특위는 매주 한두 차례씩 공개·비공개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까지 비대위가 내놓은 결과물은 없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로 몰아붙이며 여론의 관심을 유도했지만, 거대 담론만 내놓았을 뿐 이에 뒤따르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비대위는 여의도연구원과 당 정책위원회를 통해 이달 중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응할 새로운 성장모델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추석 밥상에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당 로고와 당명 교체를 검토해야 한다고 여론을 띄웠지만, 큰 호응은 없는 상태로, 다만 전당대회 시간만 기다리는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비대위 차원의 상품을 하나는 내놓을 시점이 됐는데 시간만 보내면서 존재감도 떨어지고 있다"며 "추석 밥상에 올려놓을 거리도 없으면 당이 아예 외면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사이에 차기 당권주자급 인사들의 행보는 더 빨라지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나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가 아직 정계복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오는 15일 귀국일정을 잡은데 이어 '페이스북 정치' 재개 의지를 천명하면서 전당대회에 참여할지가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서라도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내가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것은 언론에 한 줄 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하고 역사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복당파의 맏형격인 김무성 의원도 '세미나 정치'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는데, 지난 23일부터 매주 세미나를 개최할 것을 예고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21일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 수필집을 발간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당권주자로 이름을 올려 저마다 내년 2월께 시행될 한국당의 전당대회를 위한 몸풀기로 보고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