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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추석 전에 1차적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뉴스

이르면 금주 중 집값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눈치보기 장세에 돌입했다.

대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매수 문의는 다소 줄었고 추격 매수도 주춤해졌다. 그러나 집주인들의 매도 호가는 여전히 높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9일 "가격(호가)은 그대로인데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올라 매수세가 따라붙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대책의 강도를 보며 매수를 결정하겠다며 매수 대기자들이 한 발 뒤로 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포동의 중개업소 사장은 "이곳은 매매가에 비해 전셋값이 낮아 갭투자가 쉽지 않다 보니 신규 주택 구입자들이 임대사업자 대출을 많이 받았다"며 "정부가 사업자 대출을 대폭 축소하면 한동안 거래공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통합개발 계획이 보류된 여의도 일대는 최근 거래가 뚝 끊겼다. 여전히 매물은 부족하지만 근래 매수한 사람들이 상투를 잡은 게 아닐까 싶어 불안해하기도 한다.

여의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일단 통합개발에 기약이 없어져서 대기 매수자들이 타이밍을 저울질하며 관망하고 있다"며 "가격이 떨어지면 사겠다고 대기하는 사람은 있는데 아직은 매도 호가도 여전히 높아서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여의도의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일단 집값 문제로 보류됐지만 장기적으로 여의도는 개발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은 여전하다"며 "다만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오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용산 일대도 대책 발표 영향으로 추격 매수세가 주춤하다. 다만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개발 등 호재가 많아 매도 호가는 여전히 높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지난달 28일 청약조정지역으로 편입된 수원 광교신도시와 안양시 동안구 등지는 양도소득세 중과부터 비과세 요건에 거주요건이 생기고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 매수·매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팔려고 내놨던 매물은 양도세 중과 때문에 세금이 무서워 전세로 돌려 내놓고, 분양권도 양도세가 50%로 늘면서 매매가 중단됐다.

광교신도시 인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청약조정대상으로 지정되면서 양도세가 너무 많이 나오게 되자 분양권이든 일반 매물이든 모두 전세로 돌리는 분위기"라며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용인·수원 등 신규 입주물량 증가로 전세는 안그래도 넘치는데 매매를 못 하니 전세물건만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전세는 잘 안 나가는데 조정지역으로 묶이면서 대출을 못 받게 돼 잔금납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평촌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사장도 "그간 집값은 많이 올랐는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쉽게 팔려고 매물을 내놓지 못한다"며 "3주택자 매물이 나와 있었는데 세금 때문에 전세로 돌렸다"고 말했다.

일부 풍선효과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광교신도시가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이면서 수원 팔달구 화서동, 영통구 매탄동·망포동에 있는 분양권으로 수요가 옮겨가는 식이다.

이번에 투기지역 지정에서 빠진 과천시는 재건축 재료를 등에 업고 여전히 집값이 뛰고 있다.

다만 정부 대책 발표를 앞두고 매수 문의는 다소 줄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과천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자들이 관망하면서 거래도 좀 줄었다"며 "며칠 전 과천 미니 신도시 건설 계획이 공개되며 주민들은 차량정체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데 정부 대책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