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총리 "미리미리 대처" 주문
경기, 대책본부 꾸려 열병 주시
인천, 의료기관 감시강화 요청
與 "검역 강화 대비책을" 강조
野 "설사신고 통과" 대응 지적

국내에서 2015년 이후 3년여 만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보건당국이 파악한 메르스 확진 환자 관련 밀접접촉자 22명 가운데 8명이 사는 경기도·인천시는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르스의 잠복기가 2~14일인 것을 고려하면, 지역사회 확산 여부는 2주 안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 李 총리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


9일 오후 6시 기준, 보건당국이 확인한 메르스 확진 환자 밀접접촉자는 22명이다.

메르스 환자 A(61)씨가 탔던 항공기 승무원 3명과 탑승객(좌석 앞뒤 3열) 10명, 공항 근무자 3명, 리무진택시기사 1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이다.

감염 노출이나 접촉을 배제할 수 없어 모니터링·관리가 필요한 일상접촉자는 항공기 탑승객 등 440여명이다.

정부 보건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메르스 확진 환자 관련 추가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질병관리본부 내에 중앙방역본부를 설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메르스 대응 긴급 관계 장관회의'에서 "2015년의 경험에서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약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미리미리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경기·인천 아직 이상 징후 없어

경기도는 지난 8일 이재명 도지사 지시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메르스 긴급대책본부를 꾸렸다.

9일에는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김희겸 행정1부지사 주재로 재난안전본부, 경기도의료원, 고려대 안산병원 등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밀접접촉자 조치 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분야별 대책을 점검했다.

경기도 거주 밀접접촉자 2명은 이날 오전까지 임상 증상 검사 결과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의료원은 지역 내 의료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열병 환자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고,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신속한 검체 검사를 위해 장비·인력 등을 점검했다.

인천시는 11개반 88명으로 구성한 방역대책반을 가동해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밀접접촉자 6명은 관할 보건소에서 자택(숙소) 격리하면서 메르스 의심증상 여부 등을 계속 살피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 보건소와 각 의료기관에 선별 진료소와 국가 지정 입원 치료병상을 가동하고 감시 대응체계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아직 인천지역 밀접접촉자에게 의심증상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여야 정치권 "확산 방지 총력"


여야 정치권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가운데 야권에서는 "초기 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국가의 모든 방역 역량을 총동원해 메르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검역을 강화하고 철저한 대비책 마련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보건당국의 초기 대응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환자가 '쿠웨이트 방문 기간 설사 증상이 있었다'고 신고했는데도 공항 보건검색대를 통과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기정·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