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활동 중인 조직폭력배 35개 파가 개입된 사설 경마사이트 운영진들과 회원들이 경찰에 대거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불법 사설 경마사이트 서버장 박모(55)씨와 총판 최모(47)씨, 센터장 신모(50)씨 등 8명을 한국마사회법 위반(유사행위 금지·도박)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센터장인 신씨는 경찰이 관리하고 있는 조직폭력배 일원이었다.

경찰은 또 경마사이트 운영진 2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경마사이트에 가입해 100만∼5천만 원을 걸고 도박을 한 조폭 두목 한모(62)씨 등 사이트 회원 9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 126명 중 66명은 경찰 관리의 조폭 소속으로 활동 중이며, 두목부터 행동대장까지 다양한 직위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일당은 지난 2011년 7월∼지난 4월 '알리바바', '무명', '뽀로로'라는 이름의 불법 인터넷 경마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설 마권을 발행, 2천100억 원 규모의 도박장을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버 총괄인 박씨는 밑에 최씨 등 총판 3명, 총판 밑에 신씨 등 조폭 센터장 여러 명을 두고 점조직 형태로 경마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들은 가명을 쓰고 대포폰, 대포통장을 사용하면서 신분을 숨겨왔다.

박씨 등은 김포시에 마련한 사무실에 컴퓨터 4∼5대를 설치한 뒤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왔으며, 정산할 때에는 사무실이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만나 돈을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수익금 대부분은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 일당이 운영하는 사설 경마사이트에서는 베팅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았으며, 이길 경우 최고 100배의 돈을 지급하는 등 사행성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마사회와 협업체제를 유지해 불법 경마사이트 단속에 주력하는 한편 사이트 운영진이 벌어들인 돈이 조폭 운영자금에 쓰이지 않았는지 철저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