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10억원 이상의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하면서 과세 신고를 하지 않은 '현금 부자'들을 대거 적발했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임에도 관련 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38명을 적발해 124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2011년 해외금융계좌 신고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적발 인원은 총 300명에 달하며 과태료 부과액은 85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34명은 형사 고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인원은 은행 업무, 증권, 파생상품 거래 등을 위해 해외금융회사에 10억원 이상의 계좌를 개설해 놓고 과세당국에 신고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이다.

국세청은 적발된 인원에 대해 과태료 부과 및 탈루세금 추징뿐만 아니라, 명단공개 및 형사고발 등의 제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6월 해외금융계좌 신고 점검 결과 총 1천287명이 66조 4천억원을 신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개인은 736명이 3천38개 계좌, 6조 9천억원을, 법인은 551개 법인 9천465개 계좌, 59조 5천억원을 신고했다. 신고 인원은 지난해보다 13.6%, 신고 금액은 8.7% 증가했다.

계좌 종류별로는 예·적금계좌 신고 금액이 41조원(61.8%)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계좌가 20조8천억원(31.4%)으로 뒤를 이었다. 채권·파생상품·보험·펀드는 4조6천억원(6.8%)이었다.

해외금융계좌는 총 138개 국가 소재로 되어있었고, 개인계좌는 미국·홍콩·싱가포르 순으로 많았다. 금액 기준으로는 미국·싱가포르·일본 순이었다.

법인은 중국·베트남·미국 순으로 많았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일본·중국·홍콩 순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외금융계좌 신고 규모 증가세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 해외거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며"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사항이 적발될 경우 더욱 강력한 제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