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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찬반 집회.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난민인권센터, 경기이주공대위 등이 주최한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행사에서 난민 상황에 놓인 한 이집트인이 한 활동가가 손을 잡아주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예멘인들의 제주도 대규모 난민신청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6일 난민 찬반 집회가 열렸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난민인권센터 등으로 구성된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공동주최단'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집회를 열었다.

3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난민법 개악 시도 중단하라", "난민혐오에 반대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신속하고 공정한 난민심사와 난민 보호를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난민 문제와 관련한 가짜뉴스와 혐오 선동이 횡행하고 있다며 "비이성적인 난민혐오 분위기가 한국사회에 퍼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시각에 대해 "난민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에는 어떤 합리적인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유럽 주요국가 중에서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독일은 최근 30년 가운데 가장 낮은 범죄율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난민 혐오세력의 주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할 정부가 외려 이들의 주장을 이유로 난민법 개악과 무사증협약국가 축소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부는 난민법 개악을 중단하고 난민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 공정하고 신속한 난민심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집회에는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던 이집트 난민들도 함께했다.

주최 측이 대신 낭독한 편지에서 이들은 "모든 난민에 대한 모욕과 멸시를 멈추고 인간답게 대우해 달라"며 "오늘이 한국에서 보호가 필요한 모든 난민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기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보신각 맞은편에서는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난민대책 국민행동' 200여 명은 종로타워 앞에서 제6차 난민 반대집회를 열고 "국민이 먼저다, 난민법을 폐지하라", "가짜난민·불법체류자 즉각 추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묻지마'식 난민신청자 증가로 대한민국의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며 "외국인 범죄자들이 대한민국을 제집 드나들듯 들락날락하도록 허용하는 인권위와 법무부는 국가해체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가짜난민이 급증하며 난민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부적격자에 대한 생계지원을 끊고 난민신청자의 의사에 반해 본국으로 송환을 금지한 난민법 조항 등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가짜난민 진상 조사단을 구성해 이들을 가려내고 추방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출입국 당국이 제주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중 23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인도적 체류허가란 난민법상 난민 인정요건을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생명과 신체에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임시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에 한 참가자는 "이들이 가짜난민임에도 정부는 인도주의라는 명분으로 전원을 수용하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며 "인도적 체류허가 결정에 대해 국민은 분노하고 불안에 떨고 있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