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크 전쟁이 2주째 계속되면서 인천·경기지역 기업체들의 수출차질 등 경제와 관련한 우려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어와의 연락두절로 수출대금 회수가 늦어지거나 선적이 중단되면서 중동지역 수출기업들의 피해 신고가 갈수록 늘고 있고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채산성도 악화되고 있다.
시중의 소비심리와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더욱 위축돼 향후 지역 경기회복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직·간접 피해 확산
이라크전 발발이후 지난 18일 '경제상황실'을 설치한 경기도의 경우 지난 29일 현재 25개 업체 1천133만달러의 수출피해가 접수됐다. 이는 지난 24일 12개 업체 700만달러에 비해 불과 5일만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피해유형별로는 수출상담지연(69.6%), 선적중단(22%), 수출대금 회수지연(6.4%) 등의 순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 가운데 188개 업체가 UAE·사우디·이란·요르단등 19개 중동지역 국가와 무역거래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동지역에 대한 도내 수출은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올 1월만 해도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0.8%가 신장된 1억달러 수출로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선적중단·대금회수 지연·수출상담 중단 등의 피해가 급격이 늘고 있어 도내 수출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인천지부에도 30일까지 13건에 384만달러의 피해실적이 신고됐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견업체들은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만큼 수출차질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인천 전체 수출(56억8천만달러)에서 중동지역 수출(4억3천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7.6%로 아시아(47.1%), 유럽(19.3%), 북미(17.6%) 등 타지역에 비해 높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피해접수 상황으로 보면 인천의 대중동 수출이 전쟁전에 비해 20~30% 정도 감소했다는 게 무역협회 인천지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당장 수출에 차질이 없더라도 해상운임을 비롯한 물류비의 상승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채산성 악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지역 운임의 경우 이미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1천300달러에서 1천550달러로 19.2%나 올랐다.
유럽지역도 유류할증료가 4월 초부터 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194달러에서 224달러로 오를 예정이어서 컨테이너 운임의 상승이 불가피하다.
인천상공회의소 민태운 경제통상팀장은 “전쟁으로 인한 당장의 수출차질도 문제지만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정부차원에서 잇단 악재로 위축돼 있는 업계에 업종별로 적절한 지원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망치 하향조정
삼성경제연구소는 공식적으로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내부적으로 미-이라크전쟁이 단기화할 경우 성장률은 5%대, 경상수지는 11억달러 흑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를 예상했다.
하지만 ●전쟁이 중기화할 경우 성장률은 4%대, 경상수지는 2억5천만달러 흑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 ●전쟁이 장기화하면 성장률 3%미만, 경상수지 15억달러 적자, 소비자물가 4%대 후반 등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당초 성장률 5.8%, 경상수지 7억4천만달러 적자, 소비자물가상승률 3%를 예상했으나 ●미-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가 상반기내 종결될 경우 성장률 4.9%, 경상수지 6억1천만달러 적자, 물가상승률 3.8% 등으로 내다봤다.
또 ●미-이라크전쟁은 조기종결되지만 북핵문제가 지속되는 경우 성장률은 3.5%, 경상수지는 24억2천만달러 흑자, 물가상승률은 4.1% ●미-이라크전과 북핵문제가 지속될 경우 성장률은 1.4%, 경상수지는 21억9천만달러 적자, 물가상승률 5.9%로 각각 예측했다.
한은은 다음달중 작년 12월 내놨던 성장률 5.7%, 경상수지 20억∼30억달러 흑자, 소비자물가상승률 3.4%의 경제전망을 수정해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에따라 성장률을 4%대 후반, 경상수지는 균형 또는 소폭 적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대 초반 등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라크戰 2주째… 지역경기회복 '빨간불'
입력 2003-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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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3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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