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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고모에게 거짓말을 해 23억 원을 빌리면서 불법 스포츠도박에 소비하는 등 3년간 60억 원을 탕진한 30대 회사원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친고모에게 거짓말을 해 23억 원을 빌리면서 불법 스포츠도박에 소비하는 등 3년간 60억 원을 탕진한 30대 회사원이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최환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32)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3년께 불법 스포츠도박에 빠져 많은 돈을 잃게 되자 이를 회복하려고 친고모인 B(67)씨를 속이기로 결심했다.

A씨는 고모 B씨에게 "얼마 전 음주 운전을 해 벌금 500만 원이 나왔는데 벌금을 내지 못하면 구속될 수 있어 350만 원만 빌려달라. 교통사고 합의금이 나오면 갚겠다"고 속인 뒤 250만 원을 받아 도박에 사용했다.

A씨의 거짓말은 횟수를 더해 갔고 고모에게 빌린 돈은 점점 쌓여갔다.

A씨는 지난해 2∼3월께 "보증보험회사에 맡긴 전자화폐 11억5천만 원 어치를 현금화하는데 보증금과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고모에게 수십 차례에 걸쳐 돈을 건네받기도 했다. 심지어 보증보험회사의 공식문서를 보여달라는 고모의 요구에 A씨는 문서를 위조해 보여주기까지 하는 등 2년 7개월 동안 총 397차례에 걸쳐 23억600여만 원을 받아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탕진했다.

고모의 동정심과 가족애를 자극해 돈을 빌린 A씨는 추가로 돈을 주지 않으면 앞서 빌린 돈까지 줄 수 없다는 식으로 협박해 계속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지난 2015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불법 스포츠도박에 사용한 돈은 고모에게 받은 23억 원을 포함해 60억 원에 달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모를 속이며 지어낸 이야기는 매우 구체적이고 교묘했고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진화했다"며 "이런 사기 수법은 매우 교활하고 파렴치해 죄책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A씨 범행으로 피해자와 가족은 극심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60억 원을 불법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