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P2P) 대출 중개 업체인 루프펀딩 대표가 투자금 수백억원을 멋대로 쓴 건설업체에 대출을 해줬다가 업체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김경수)는 사기 등 혐의로 루프펀딩 대표 민모(32)씨와 건설사 대표 선모(4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민씨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선씨의 업체가 자금을 유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투자자 3천여명으로부터 80억원을 받아 선씨 업체 등에 신규 대출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민씨는 자금 돌려막기로 연체와 부실률을 관리하면서 신규 투자금을 유치해 낮은 연체와 부실률을 공시하는 '깜깜이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씨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경기도 광주 등지에 다세대주택을 짓겠다면서 루프펀딩을 통해 투자자 8천여명으로부터 약 400억여원을 받아 기존 투자금을 상환하거나 타 현장 공사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선씨가 받은 P2P 대출금 중 실제 현장에 집행된 자금은 10억원에 불과했고, 6개 현장은 전혀 공사가 이뤄지지 않은 '공터'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은 1천억원대 P2P 대출 투자금을 받아 다른 용도로 쓴 아나리츠 운영진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지난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아나리츠와 루프펀딩의 자금 유용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루프펀딩과 아나리츠의 계좌를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동결 조처했다"며 "향후에도 다수 서민들에게 피해를 가하는 불법 P2P 업체 등 민생침해 범죄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