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소통이 불가능한 외국인 배우자와 1살배기 딸을 폭행·학대하고 기초생활수급자 생계비 1천여만원을 부정수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김정민)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35)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3년 3월 A(28·여·미국 국적)씨와 결혼한 뒤 3살배기 딸을 뒀는데, 지난 2016년 7월 부인을 폭행하고 딸을 침대에 던진 뒤 폭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A씨가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수개월째 진행되자 A씨에게 한국 체류 자격을 상실시키고 딸의 양육권도 가져가겠다는 내용의 영문 이메일을 보내 형사사건 수사 관련 고소·고발을 취소하게 하려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또 이씨는 A씨가 원어민강사로 취업해 매월 급여가 있었는데도 이를 안양 동안구청 주민센터에 신고하지 않고 2016년 10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주거급여와 생계급여 등 28회에 걸쳐 기초생활지원금 1천430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혐의를 받았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 모두 이씨의 배우자 폭행과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유죄 의견을 내며 징역 2년~5년을 평결했다.

법원은 이씨가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비난할 만한 동기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