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대선에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은 적폐청산과 지방정권 교체를 내세워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유있는 표차로 당선된 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남춘 인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지사는 '새로운 경기'를 기치로, 박 시장은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평화특별시'를 내세워 의욕적인 출발을 했다.

이 지사는 취임100일 맞아 도지사직의 소회를 밝히고 도정에 대한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태풍의 북상으로 취임식을 생략하고 바로 재난 업무에 돌입하는 파격을 보여줬고, 공정한 사회와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안성의료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한 것과 공사원가 공개 등을 통해 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추진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도민들에게 불안감도 안겼다. 아직도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도 산하 기관장과 도청 내부 인사 과정은 공직사회 안팎에서 '과거와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관급공사 표준시장 단가 적용과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도입 주장 등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박 시장도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정에 대한 구상과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주 평양을 다녀온 그는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인천시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시의 선도적 실행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시정에 대한 자신감과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시민들과 공직사회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시정의 진전된 변화와 개혁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인사 농단'이라는 말까지 등장한 산하기관장 및 내부 승진 인사의 난맥상에 대한 비판은 뼈아픈 대목이다. 구도심 재생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생각과 실행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취임 초기에는 시행착오와 지나친 기대감 등으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할 수 있다. 선거에서 도와준 은인들을 챙기다보면 인사 과정에서 종종 잡음이 난다. 새로운 시책과 개혁을 하겠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과속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100일의 수습기간을 지나고도 같은 잘못과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 결기를 다져야 한다. '이재명 호'와 '박남춘 호'가 순항해야 도민과 시민이 행복해진다. 이는 두 단체장에 대한 지지여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