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차량을 몰고 철길 한복판에 뛰어든 무모한 운전자들이 경찰에 잇따라 적발됐다.
운전자의 경솔한 행동은 정상적인 열차 운행 방해는 물론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화순경찰서는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철길로 뛰어들어 주행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김모(25)씨를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9일 오전 4시 50분 화순군 능주면 백암리 경전선 철로에 모닝 승용차를 몰고 들어가 주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 7월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에 불응해 이미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당시 김씨는 무면허로 자신이 근무하는 법인 소유의 렌터카를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음주를 의심해 자신을 뒤쫓는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철길로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당시 철로 보수를 하는 시간대여서 열차는 운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음주하고 운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청주에서도 음주 운전을 한 A(26)씨가 충북선 철길로 진입, 300m가량을 주행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8%였다.
A씨는 경찰에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인 줄 알고 철길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제2주차장 인근에선 B(24)씨가 몰던 투싼 승용차(SUV)가 동대구역 예비선로로 들어가는 바람에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사고가 났다.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37%로 나타났다.
이처럼 차량을 몰고 철길을 내달리는 위험천만한 사례는 올해만 3차례나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자칫 아찔한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술에 취한 채 철로로 무단으로 진입하는 건 비단 승용차 운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4년 11월 경기도 고양시 행신역에서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선로에 드러누운 탓에 20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되기도 했다.
당시 이 남성은 기차 교통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법원으로부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철로 무단침입 행위가 끊이지 않고 빈번하게 발생하자 코레일은 철도 사법경찰대와 공동으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선로에 함부로 들어가는 행위는 대형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정상적인 열차 운행에도 큰 지장을 주는 만큼 절대로 선로에 무단 침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