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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 전광판에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의 종가(25,598.74)가 표시돼 있다. 이날 다우지수는 채권금리 오름세와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실적악화 우려로 전날보다 831.83포인트(3.15%) 급락한 25,598.74에 거래를 마쳤다.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채권금리 오름세에도 그럭저럭 지지선을 지켜냈던 주가지수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실적악화 우려가 나오자 힘없이 주저앉았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6,000선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2,800선을 각각 내줬다. 연초까지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던 뉴욕증시가 2월초 채권금리 오름세와 맞물려 급락한 것과 비슷한 장세가 재현된 모양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31.83포인트(3.15%) 하락한 25,598.7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00포인트 안팎 낙폭을 유지하다, 장 마감 직전 투매 양상과 맞물려 낙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S&P 500지수는 94.66포인트(3.29%) 내린 2,785.68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갔다. 50일 이동평균선은 단기적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로, 당분간 뉴욕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증시의 버팀목인 기술주들이 무너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5.97포인트(4.08%) 하락한 7,422.0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중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나스닥지수의 낙폭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로 2년 4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S&P500지수의 IT인덱스는 4.8% 빠졌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IT 인덱스를 구성하는 65개 종목이 모조리 주저앉았다.

특히 'IT 빅5'로 꼽히는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외없이 4%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대장주' 애플은 4.63% 내렸고, 아마존은 6.15% 폭락했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증시 전문가를 인용해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빠져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주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월스트리트 보고서가 촉매로 작용한 모양새다.

월스트리트 유명 애널리스트인 바클레이스의 로스 샌들러는 보고서에서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임금 인상 조치로 4분기에도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내용이다. 샌들러는 트위터와 스냅에 대해서도 다소 부진한 실적을 전망했다.

채권금리 오름세가 전반적인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면, 대형 IT업체들의 3분기 실적악화 우려가 나오면서 직접적으로 주가지수를 끌어내린 셈이다.

채권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입찰에서 응찰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채권값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장중 3.24%를 웃돌았다. 일종의 '임계치'로 여겨지는 3.5%도 조만간 뚫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2년물 국채는 2008년 이후로 최고치를 찍었다.

일명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40% 이상 치솟으면서 22선을 웃돌았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시중금리가 꾸준히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상장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꺾인다면 뉴욕증시엔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금리 상승을 탄탄한 경제펀더멘털의 결과물로 긍정적으로 해석했다면, 앞으로는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안전자산'인 채권의 투자 매력이 부각되는 상황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