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화성 지역에만 1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천878개 사립유치원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화성의 A유치원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유치원과 거래한 업체의 대표 계좌에 입금하거나 유치원 법인 체크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행정교사(설립자 아들) B씨 개인카드로 집행한 후 유치원 교비 계좌에서 B씨 개인계좌로 총 76차례에 걸쳐 1천430여만원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적발됐다.

또 같은 지역에 C유치원은 보조통장으로 납부받거나 현금으로 납부받은 원비를 즉시 세입조치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후 원장 개인 명의계좌에서 유치원회계로 지난 2015년 5월~지난해 6월까지 수업료 등의 명목으로 8천700여만원을 입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10곳의 유치원에서 숲체험장 임대료 및 공사비 지출 부적정, 유치원 회계업무 부적정, 급식비 운영 부적정, 시설공사 집행 부적정 등으로 적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이들 대부분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유치원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비리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설마 했는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도 비리 유치원으로 올라와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다른 곳보다 원비도 아주 비싸지만, 그동안 믿고 보냈는데 항의 전화를 해야 할 지, 다른 유치원으로 옮겨야 할지 울화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이번에 적발이 안 됐다고 안심할 수 없는 게 전수조사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라며 "지자체 중에 10%만 감사한 곳도 있다고 하는데 이 정도 숫자라면 거의 모든 유치원에서 비리를 저지르고 있을 것 아니냐. 아이를 위해 촛불집회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비위 적발 사례를 보면 유치원 교비로 원장이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숙박업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면서 "심지어 종교시설에 헌금하고 유치원 연합회에 수 천만 원을 회비로 내고 원장 개인 차량의 기름값과 차량 수리비, 자동차세, 아파트 관리비까지 낸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