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의 취업자수가 전년 동월 대비 4만5천명 증가했다. 청년실업률도 1년 전 보다 약간 낮아졌다. 지난 8월의 일자리 증가가 3천명에 불과해 충격을 주었던 점을 감안하면 다행이어서 정부, 여당 관계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고용부진 장기화 개연성이 커져 고민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일자리동향에 따르면 고용률이 올해 2월 이후 8개월째 내리막 행진 중이다. 특히 경제활동의 중추인 30~40대를 기준으로 고용사정이 더 나빠지고 있다. 지난 9월의 30대 고용률이 감소해서 올해 1월 이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반전했으며 40대 고용률은 8개월째 축소된 것이다. 전달의 상용노동자는 27만8천명이 증가한 반면에 임시 및 일용직 노동자수는 23만9천명이나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일자리수는 2016년 1월 이후 3년째 감소하고 있다. 실업자수는 9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 외환위기 때의 10개월 연속 최장기록에 육박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다.

갈수록 가팔라지는 '알바절벽'은 점입가경이다. 금년 1월부터 9월까지 청년과 대학생들이 주로 찾는 아르바이트 채용공고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나 줄었다. 금년 들어 전국에서 폐업한 편의점수는 1천900개로 작년 한해 문 닫은 편의점(1천367개)수의 1.4배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7대 보험사의 자영업자 보험해약 건수는 11만8천699건으로 지난해보다 1만4천890건이나 급증했다. 갈수록 나빠지는 내수경기에다 최저임금 인상 폭탄이 결정적 원인이다.

설비투자는 올해 3월부터 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997년 9월부터 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래 20년 만에 최장기간이다. 향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째 둔화하고 있는데 지난달의 경우 전달보다 0.4포인트 떨어진 99.4로 2016년 2월 이래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끌어내리기는 설상가상이다. 국내요인은 차치하더라도 미중 간 무역 갈등에다 국제유가 불안 및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등이 점쳐지는 탓이다.

정부가 다급했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임시직과 일용직 등의 단기고용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혈세만 낭비하는 꼼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