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아이돌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유명 아이돌을 여럿 배출한 한 예술계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 교장과 행정실장의 사적 모임에 학생들을 불러 공연시켰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뿐만 아니라 교육청은 이런 의혹에도 조사에 늑장을 부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확보한 공익제보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서울공연예술고 교장과 행정실장은 실습을 명목으로 작년과 올해 총 26건의 행사에 학생들을 공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동원돼 공연했다는 행사에는 교장이 졸업했거나 일했던 학교의 행사, 행정실장의 모교 총동문회 등이 포함돼있다. 한 보험회사 설계사 만찬회 등 술이 오가는 자리에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공연한 경우도 있었다.
박 의원은 "교장이 '어른들이 좋아하는 노래로 공연내용을 바꿔라'고 주문했다는 증언도 있다"면서 "공연사례비도 학생들이 아닌 교장과 행정실장에게 지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0일 서울공연예술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8월 말 학부모 민원을 접수한 교육청은 애초 지난달 감사에 나서려다 이달로 미뤘다.
이에 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서접수나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학교에서 요청하면 교육청이 시간적 여유를 주고 (감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민종 교육청 감사관은 "당시 보고받은 내용으로는 (감사를) 일정 시간 늦춰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학부모들은 학교의 비교육적인 행태에 대해 당국이 확실히 조치해주기를 바라는데 교육청은 너무 느긋하다"면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