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동탄 환희유치원 등 비리 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해 한국유치원총연회로부터 소송 압박을 받고 있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소송 위협에 굴하지 않고 유치원 비리의 끝을 보겠다"고 의지를 천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전날 한 방송에서 토론자로 함께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로부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국내 3대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을 통해 저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처음 비리유치원 명단 공개를 결심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막상 닥쳐오니 걱정도 되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며 "故 노회찬 의원이 떡값 검사 실명을 폭로했을 때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당시에도 온 국민이 노 의원을 지지하고 성원했지만 결과는 유죄, 의원직 상실로 이어졌다"며 "그가 힘들어하던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가슴이 아팠는데, 지금은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구나라는 생각에 약간 서글퍼졌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한유총의 행태에 대해서도 날을 세우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유총이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할 때까지만 해도 반성하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며 "앞에서는 고개 숙이고 뒤로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너무나 큰 배신감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유치원 비리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커녕, 소송으로 무마해 보려는 한유총의 태도는 누가 보아도 비겁하다"고 힐난했다.
박 의원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고, 세금이 쓰인 곳에는 당연히 감사가 있어야 한다"며 "혜택과 권한은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한유총의 태도는 그 누구에게도 절대 납득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날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함께 후원금이 행렬에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후원금이 쏟아져 들어온다"며 국민적 성원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박 의원은 "국민 여러분들이 응원도 해주시고 문자도 보내주시고 후원금도 많이 보내주신다"면서 "너무 신나고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후원금은 이름이 아니라 'OO맘' '유치원 비리 적발 의원' 등의 이름으로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사립 유치원 비리 행태를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2013~2018년 감사 결과 전국 1천878개 사립유치원 중 1천146곳에서 5천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