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18일 '24시간' 운행중단에 돌입하면서 출·퇴근길이 큰 혼잡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버스와 지하철로 한데 몰릴 경우 제때 탑승하지 못하는 일이 속출하고, 자가용을 몰고 나오는 이들이 늘며 주요 도로 곳곳에서는 교통체증도 전망된다.
택시업계는 기사들의 주·야간 교대 근무가 시작되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24시간 동안 전국에서 택시운행을 멈추기로 했다. 운행중단에는 개인택시 기사는 물론 법인택시 종사자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당수 택시 종사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운행중단에 나서는 택시 규모는 오전 출근 시간이 지난 뒤에야 잠정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택시 운행중단과 관련해 서울시 등 각 지자체에 수송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서울시는 택시의 운행중단 비율이 높을 경우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막차 시간을 1시간 연장하고 운행 대수를 증편할 계획이다.
하루 동안 운전대를 놓는 택시업계는 대신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 반대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꾸려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연다.
집회에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참가해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행위 알선을 근절해 택시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펼 계획이다.
주최 측은 집회에 최소 3만∼최대 5만명의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전국에서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법인택시 소속 기사가 1만∼2만 명, 개인택시 기사가 2만∼3만 명가량 집회 참가를 위해 운행을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북측광장은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만큼 집회 참가인원이 이를 초과하면 인근 차선이 추가로 통제될 수 있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집회 후 광화문 북측광장을 출발해 청와대와 가까운 효자동 치안센터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의 대규모 집회를 집단행동으로 간주하고 행정처분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집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 집회에 앞서 서울과 인천, 경기 법인택시업체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택시 500여대를 몰고 광화문 삼거리부터 서울시청 사이를 유턴하며 저속 주행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전자용 카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T 카풀 크루'를 출시하고 카풀 운전자 모집공고를 내자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택시업계가 고사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앞서 비대위는 성명을 내고 "카카오가 '카카오택시'로 택시 시장을 장악하고 이를 토대로 대리운전 업계까지 진출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카풀서비스에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며 택시업계를 죽이고 있다"고 성토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