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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 주주총회가 열리는 19일 오후 주주총회 장소로 알려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사 사장실 주 통로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앉아 있다./연합뉴스

한국지엠(GM)의 법인 신설 계획을 놓고 노조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주주총회에서 연구개발(R&D) 법인분리 계획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거센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19일 한국GM에 따르면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 신설법인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앞서 한국GM은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의 부서를 묶어 생산공장과 별도의 연구개발 신설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4일 이사회에 이어 이날 주주총회에서 안건을 의결했다.

따라서 한국GM은 향후 법인등기 등 후속 절차를 완료하고 신차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설법인을 통해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본사의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한국GM의 지위 격상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법인분리가 완료되면 전체 한국GM 노조 조합원 1만여명 중 3천여명이 새 회사로 옮기게 될 전망이다.

이처럼 법인분리 계획이 확정되긴 했지만, 노조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법인 신설 계획이 구조조정의 발판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법인을 쪼갠 뒤 한국GM의 생산 기능을 축소하고 신설법인만 남겨놓은 채 공장을 장기적으로 폐쇄하거나 매각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5∼16일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78%의 동의를 얻었고, 이르면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조정 중단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파업 일정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이날 주주총회 장소로 알려진 부평 본사의 사장실 입구를 봉쇄하는 등 단체행동도 벌였다.

특히 산업은행과의 법적 공방도 예고돼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국GM 주총에서 법인분리가 통과될 경우 '비토권'(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비토권, 한국GM이 총자산 20%를 초과해 제삼자에게 매각·양도·취득할 때 발휘할 수 있는 비토권이 있다.

그러나 GM과 산업은행의 주주 간 계약상 이런 경우에 대한 비토권 적용 여부가 명확하게 명시돼있지 않아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

산업은행은 추후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나 본안 소송을 내 법인분리 작업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