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경찰 청부살해' 징역 30년 선고 전직 경찰·가족… 재심 촉구

전직 동료 경찰관을 청부살해한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뒤 5년 간 복역을 하고 있는 전직 경찰관과 그 가족이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검찰은 1년여 간 관련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 칠곡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장모(44·당시 경사)씨는 돈을 갚지 않는 퇴직 경찰관인 PC방 업주 이모씨를 청부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지난 2015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장씨는 숨진 이씨에게 7년간 아파트와 퇴직금 대출로 2억2천만 원을 빌려줬다가 1억 원만 돌려받게 되자 지난 2014년 2월 평소 알고 지내던 배모씨를 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씨의 사망 보험금을 나눠 갖기로 한 데다, 장씨가 이씨에게 사망 시 3억 원이 지급되는 생명보험에 가입하도록 한 뒤 수급자를 자신으로 변경한 점 등이 유죄 증거로 채택됐다.

공범 배씨는 1·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장씨와 그의 가족은 4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첫째 공소장에는 "숨진 이씨에게 생명보험에 가입하도록 강요한 뒤 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했다"고 하지만, 돈을 더 빌려주면 생명보험에 가입해 수급자를 장씨 명의로 해주겠다는 제안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장씨가 시켜 흉기를 칠곡군 왜관시장에서 산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범행자금 30만 원을 배씨에게 준 사실이 없고, 경찰조사에서 흉기를 산 곳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담았다. 특히 최근 검찰조사에서 흉기는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것이고, 계획적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공범 배씨가 자백을 했다는 것도 적시했다.

"수면제를 받아 음료수에 태워 마시도록 한 뒤 살해했다"는 공소장 내용도 부검감정서에 나오는 수면제 성분과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범행 한두 달 전 수면제를 먹여 놓았으니까 정리해달라고 지시했으나 실행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는 것도 통화 목록 등 증거에서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범죄사실에 대한 직접증거가 없지만 공범 배씨 진술이 장씨 진술보다 신빙성이 있고,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계획적인 범행"이라며 장씨의 청부살인을 인정했다.

장씨 가족은 공범 배씨를 위증죄로 고소했고, 검찰은 1년 넘게 조사하고 있으나 기소 여부를 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씨의 아버지는 "배씨는 아들에게 받은 30만 원으로 범행에 사용한 칼을 왜관시장에서 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배씨가 뒤늦게 양심자백을 해 재조사와 함께 재심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손순혁 대구고검 차장검사는 "수사 중인 사안이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수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