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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의 방러는 시리아·우크라이나 문제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등으로 크게 악화한 미-러 양국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 의사 표명으로 더 심각한 긴장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이루어졌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개최될 것이라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망했다.

볼턴 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라디오 방송인 '에코 모스크비'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아마도 김 위원장을 새해 1월1일 이후에(probably after the first of the year)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의 내년 초 개최 가능성을 공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로이터 통신이 지난 19일 익명의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가 내년 1월1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보도했지만, 실명으로 이 내용을 확인하거나 공식 발표한 적은 없었다.

이 같은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일 네바다 주 유세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잘 될 것이다. 서두르지 말아라"고 언급한 것과 연관됐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UN총회 기간인 지난달 26일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과 관련해 "시간 게임(time game)을 하지 않겠다"며 속도조절론을 공식화한 바 있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지난해 북한에 대한 핵공격 아이디어를 논의한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어 "내가 알기로는 결코 그런 아이디어가 논의된 적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점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과의 직접 협상을 추구하기로 결심했다"며 "대통령은 지난 여름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위원장)과 만나는 전례가 없는 조치를 했다"고 부연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볼턴 보좌관은 "대통령은 김정은(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을 완전히 비핵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북한이 지키도록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러시아 방문의 주된 의제 중 하나인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파기 논란과 관련해서도 중국과 더불어 북한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냉전 시대 군비경쟁 종식의 상징인 INF는 사거리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INF는) 러시아와 미국에 적용되는 조약인데 지금은 이란, 중국, 북한 등의 나라들도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생산한다"면서 "미국과 러시아만 양자 조약에 묶여있고 반면에 다른 나라들은 여기에 구속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이란, 북한은 만약 조약 당사국이었다면 위반에 해당하는 전력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