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3조7천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다.

대형 사업들의 보상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내년에는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 등 공급 확대 정책이 본격화해 토지 보상금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부동산개발정보업체 지존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고양 장항공공택지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공공주택지구와 산업단지, 도시개발 사업지구 등 16곳에서 약 3조7천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다.

이들 사업지구의 전체 면적은 약 8.5㎢(850만3천928㎡)로 여의도 면적(2.9㎢)의 2.93배 수준이다.

지난달부터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38만6천390㎡)에서 약 3천600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이 시작된 가운데, 화성능동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10만1천768㎡)도 이달 초부터 협의보상에 들어가는 등 수도권 공공택지 보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156만2천156㎡)가 감정평가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협의보상에 들어간다.

예상 보상금액은 1조932억원으로, 올해 하반기 토지보상 사업지구 중 최대 규모다.

고양 장항지구에는 오는 2021년까지 신혼부부·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행복주택 5천500가구를 비롯해 1만2천340가구의 공동주택과 230가구의 단독주택이 건립된다.

지존 신태수 대표는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인근 부동산 시장에 재투자되는 경향이 있다"며 "고양 장흥만 해도 1조원이 넘는 대규모 보상금이 풀리는 만큼 고양을 비롯해 파주·김포까지 보상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훈풍이 불고 있는 파주에서는 파주희망프로젝트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되는 파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49만1천314㎡)의 보상이 11월부터 시작된다.

대구에서는 대구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금호워터폴리스 일반산업단지(1천11만6천754㎡)가 사업 추진 5년 만인 지난 15일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갔다. 예상 보상 규모는 7천500억원 수준이다.

또 연말에는 LH가 시행하는 수원당수 공공주택지구(96만9천648㎡)와 의정부리듬시티㈜가 시행하는 의정부 복합융합단지(59만300㎡)가 각각 보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의 협의보상도 연말부터 시작된다. 도공 측의 예상 보상금액은 1천200억원 정도다.

전문가들은 올해 토지보상액이 총 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 연기 등으로 실제 보상금액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 내년도 토지보상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주거복지로드맵과 지난달 내놓은 9·21 공급대책 상의 수도권 30만 가구 건설계획이 내년부터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성남 금토지구(58만3천581㎡)와 복정 1, 2지구(64만5천812㎡) 등 공공주택지구의 경우 지구계획 수립을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 토지 보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당초 올해로 예상했던 과천 주암 공공주택지구와 서울 강남 구룡마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명지지구 2단계 등 굵직한 사업들의 보상도 사업계획 변경·지연 등에 따라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지존은 정부의 공공주택 개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내년 토지 보상금액이 총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34조8천554억원의 보상금이 풀린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땅값이 높은 수도권의 토지 보상이 증가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 대표는 "올해 산업단지가 토지보상을 주도했다면 내년부터는 땅값이 높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의 보상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보상비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밝힌 수도권 3기 신도시 4∼5곳의 개발이 본격화되면 앞으로 2∼3년간 수도권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