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원도심 활성화 계획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 25일 허종식 인천시 균형발전 정무부시장이 '민선 7기 인천시 구도심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과거처럼 모든 것을 허물고 아파트를 대거 짓는 개발을 지양하는 대신 인천 고유의 유형, 무형 문화자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도심 정주 여건을 개선해서 사람들이 다시 몰려드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총 3조9천224억원을 원도심 활성화에 쏟아붓기로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윤후덕 국회의원(파주갑)이 제시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5년간 성장률 분석'에 따르면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지역내총생산(GRDP) 평균성장률 전국 최하위 5개 지역에 인천 강화군, 인천 동구, 인천 남구 등이 포함된 것이다. 이들 3개 자치단체는 경제성장이 정체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후퇴 중이다. 구도심이 쇠퇴하면 도시의 지속가능 발전은 불가능하다. 역대 인천시장들이 구도심 최우선개발을 내세웠지만 립서비스였다.

박남춘 시장 또한 시정 1순위가 도시균형개발이나 문제가 많아 보인다. 정책의 대부분이 기존에 추진된 것들의 재탕에 불과한 것이다. 아시아누들타운 조성, 개항창조도시, 경인고속도로 주변 도시재생, 친환경 도시숲 등이 대표적이다. 승기천 2㎞ 구간을 '제2의 청계천'으로 조성하는 계획도 말들이 많다. 과거부터 물이 흘렀던 흔적이 없는 승기사거리~용일사거리(인주대로)를 하천으로 만든다니 황당하다는 것이다. 교통대책도 전무함은 물론 추정예산 650억원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었다며 날을 세운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조달이다. 박남춘 시장 임기 4년 동안 원도심 균형 발전에 소요되는 인천시의 부담만 1조6천억원이다. 시의 1년 총 가용예산이 4천억~5천억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원도심 균형발전사업에 매년 4천억원 이상을 쏟아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구나 중앙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은 국비와 시비, 군구비 매칭을 통해 조성하기 때문에 국비 확보액이 증가할수록 시비와 군구비도 함께 증가해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의 "원도심 활성화에 대해 심사숙고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시 정부가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지적에 눈길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