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도중 대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들은 모두 3∼4학년으로 취업을 앞두고 있는 '취준생'들이었다. 그들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먹먹함이 전해졌다.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직장의 모습은 흔하게 생각하는 직장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정한 근무 기간 이후에도 새 직장을 갖지 않아도 되는 안정된 근무 환경과 적당한 보수가 그들이 바라는 목표였다. 물론 그들이 목표에 가장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은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하는 것이다. 하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그들이 단순히 대기업과 공기업만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취재 중에 만난 한 취업준비생은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직업을 통해 이룰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된다면 중소기업에 입사하는 것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흔히 생각하듯 취업자와 중소·중견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치는 단순히 월급이 대기업에 비해 적다는 발상에서 시작하지 않을 수 있다. 구직자들은 기업의 연봉뿐만 아니라 비전과 기업 문화, 복지 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직자들과 그들을 채용하려는 기업 사이에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구직자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고 구직자들이 원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는 업체들도 많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자사에 대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 최근에는 국내 채용사이트에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소개하는 채용관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채용박람회도 꾸준하게 열리고 있는 만큼 다양한 루트를 통해 기업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구직자와 구인 기업 사이의 간극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