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합의체, 9-4로 원심뒤집어
국방부, 대체복무안 마련 나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집총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대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하므로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현역병 입영을 거부했다가 병역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의 상고심에서 대법관 9(무죄) 대 4(유죄) 의견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창원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오씨의 병역거부 사유로 내세운 병역거부에 대한 종교적 신념, 즉 양심적 자유가 병역의무라는 헌법적 법익보다 우월한 가치라고 인정해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자유에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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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소영·조희대·박상옥·이기택 대법관 등은 "기존 법리를 변경해야 할 명백한 규범적, 현실적 변화가 없음에도 무죄를 선고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한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일부 대법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교·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대법원의 결정을 두고 진보·보수 시민단체는 찬·반 입장이 엇갈렸다.

수원에 사는 이모(32)씨는 "그동안 병역 의무를 마친 자들이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크게 비난하지 않았던 것은 이들이 교도소에서 합당한 처벌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교도소가 아닌 사회에 나와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은 병역을 마친 사람들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네티즌은 "독일, 오스트리아, 대만에서는 현재 대체복무를 시행 중"이라며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며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방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군대가 아닌 곳에서 대체 복무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 표 참조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