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중국 기술력의 비약적인 발전은 미국을 겁먹게 하기에 충분했다.
'카피캣' 정도로 얕봤던 중국은 지금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유니콘) 수도 미국보다 더 많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털 가운데 하나인 세쿼이아 캐피털의 중국 지사는 미국 본사보다 더 큰 자금을 굴리고 있다.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 회장은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의 직업윤리, 야망, 기술의 진보를 배워야 한다"고 촉구할 정도다.
'중국 테크의 급성장 배경은 무엇인가', '그들의 기술은 어느 단계까지 도달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8월 실리콘밸리 기업 임원들과 벤처캐피털리스트(VC) 등으로 꾸려진 11명의 참관단이 중국의 대표적 테크 단지인 베이징과 선전을 다녀왔다고 한다. 두 도시는 '중국판 실리콘밸리'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중국 테크 탐방'을 다녀온 이들을 심층 취재해 그들의 중국 기술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기사화했다. 그들은 중국인의 근면함과 열정, 추진력에는 감탄했지만, 틀에 갇혀 있는 검열 공화국에서 중국의 한계를 본 듯했다.
먼저 중국 스타트업들의 아침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간 6일 근무를 뜻하는 '996' 원칙에 참관단은 기가 질렸다고 한다.
"일주일에 최소 6일을 하루 평균 14∼15시간씩 일 한다"는 한 중국 테크 기업 임원의 말에 한 참석자는 "우린 너무 게으르다"고 인정했다.
중국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 속도도 실리콘밸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18∼24개월에 한 번씩 펀딩을 일으키지만, 중국의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6개월에 한 번씩 펀딩을 하며, 1년에 3∼4차례 펀딩을 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참관단에 속한 한 VC는 "내가 투자한 회사가 중국 회사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을까 봐 걱정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들이 덜 창의적이지는 않나, 덜 효율적이지는 않나 하는 점"이라고 했다.
중국의 인터넷 속도 역시 모바일 결제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상화될 만큼 빨랐지만 '벽에 갇힌 정원' 같은 느낌이었다고 참관단은 전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 업체를 키우고 검열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구글,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등 미국인들에게는 일상과도 같은 앱들을 금지한 것과 중국 기술기업들이 대부분 중국어만 사용하는 것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보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자랑하는 모바일 결제 또한 중국은행의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하고, 중국 국내 전화를 가진 사람에게만 유용했다.
NYT는 "구글은 초창기에 39개 국적자가 참여했고, 4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세계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중국이 실리콘밸리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일부 참가자들은 "중국 테크 회사들은 실리콘밸리를 흉내 내 큰 사옥에 식당과 체육관, 낮잠을 잘 수 있는 방까지 구비했지만, 그들의 경영 스타일은 여전히 '톱 다운(하향식)'을 선호하고 결과 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술업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전 CEO라는 점은 중국 기술업계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캘러닉은 공격적이고 독선적인 '성공지상주의'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며, 지난해 직원 성 추문 사건과 사내 마초 문화 확산의 주범으로 몰려 사실상 강제 퇴직당했다.
참가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무자비한 성장 추구, 그들이 개발한 기술의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한 논의는 이번 방문 때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열이나 알고리즘에 의한 소셜미디어의 부작용',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 질문하자 중국 기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다.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과거 실리콘밸리가 했던 답변이고, 현재 실리콘밸리가 대답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물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들이 방문한 회사나 기관은 거의 예외 없이 출입구에 얼굴인식 장치가 부착돼 있었고, 중국 경찰은 이 카메라로 공공장소에서 얼마나 많은 잠재적 범죄자를 감시하고 체포할 수 있는지를 자랑스럽게 선전했다고 한다.
NYT는 "처음엔 카메라의 수를 세기 시작했던 참관단은 자신들의 렌터카 내부에도 소형 카메라들이 설치돼 깜박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그들 또한 다른 중국인들처럼 그런 상황에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카피캣' 정도로 얕봤던 중국은 지금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을 보유하고 있고,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스타트업(유니콘) 수도 미국보다 더 많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털 가운데 하나인 세쿼이아 캐피털의 중국 지사는 미국 본사보다 더 큰 자금을 굴리고 있다.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 회장은 미국 기업인들에게 "중국의 직업윤리, 야망, 기술의 진보를 배워야 한다"고 촉구할 정도다.
'중국 테크의 급성장 배경은 무엇인가', '그들의 기술은 어느 단계까지 도달했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지난 8월 실리콘밸리 기업 임원들과 벤처캐피털리스트(VC) 등으로 꾸려진 11명의 참관단이 중국의 대표적 테크 단지인 베이징과 선전을 다녀왔다고 한다. 두 도시는 '중국판 실리콘밸리'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중국 테크 탐방'을 다녀온 이들을 심층 취재해 그들의 중국 기술에 대한 솔직한 평가를 기사화했다. 그들은 중국인의 근면함과 열정, 추진력에는 감탄했지만, 틀에 갇혀 있는 검열 공화국에서 중국의 한계를 본 듯했다.
먼저 중국 스타트업들의 아침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간 6일 근무를 뜻하는 '996' 원칙에 참관단은 기가 질렸다고 한다.
"일주일에 최소 6일을 하루 평균 14∼15시간씩 일 한다"는 한 중국 테크 기업 임원의 말에 한 참석자는 "우린 너무 게으르다"고 인정했다.
중국 스타트업들의 자금 조달 속도도 실리콘밸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은 18∼24개월에 한 번씩 펀딩을 일으키지만, 중국의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6개월에 한 번씩 펀딩을 하며, 1년에 3∼4차례 펀딩을 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참관단에 속한 한 VC는 "내가 투자한 회사가 중국 회사만큼 열심히 일하지 않을까 봐 걱정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들이 덜 창의적이지는 않나, 덜 효율적이지는 않나 하는 점"이라고 했다.
중국의 인터넷 속도 역시 모바일 결제나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상화될 만큼 빨랐지만 '벽에 갇힌 정원' 같은 느낌이었다고 참관단은 전했다.
중국 당국이 자국 업체를 키우고 검열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구글,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등 미국인들에게는 일상과도 같은 앱들을 금지한 것과 중국 기술기업들이 대부분 중국어만 사용하는 것에서는 분명한 한계를 보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자랑하는 모바일 결제 또한 중국은행의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하고, 중국 국내 전화를 가진 사람에게만 유용했다.
NYT는 "구글은 초창기에 39개 국적자가 참여했고, 4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세계와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중국이 실리콘밸리를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일부 참가자들은 "중국 테크 회사들은 실리콘밸리를 흉내 내 큰 사옥에 식당과 체육관, 낮잠을 잘 수 있는 방까지 구비했지만, 그들의 경영 스타일은 여전히 '톱 다운(하향식)'을 선호하고 결과 지상주의에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술업계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전 CEO라는 점은 중국 기술업계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캘러닉은 공격적이고 독선적인 '성공지상주의'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며, 지난해 직원 성 추문 사건과 사내 마초 문화 확산의 주범으로 몰려 사실상 강제 퇴직당했다.
참가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무자비한 성장 추구, 그들이 개발한 기술의 사회적 영향 등에 대한 논의는 이번 방문 때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열이나 알고리즘에 의한 소셜미디어의 부작용',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 질문하자 중국 기업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다.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주장을 폈다고 한다.
과거 실리콘밸리가 했던 답변이고, 현재 실리콘밸리가 대답해야 할 가장 어려운 물음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들이 방문한 회사나 기관은 거의 예외 없이 출입구에 얼굴인식 장치가 부착돼 있었고, 중국 경찰은 이 카메라로 공공장소에서 얼마나 많은 잠재적 범죄자를 감시하고 체포할 수 있는지를 자랑스럽게 선전했다고 한다.
NYT는 "처음엔 카메라의 수를 세기 시작했던 참관단은 자신들의 렌터카 내부에도 소형 카메라들이 설치돼 깜박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그들 또한 다른 중국인들처럼 그런 상황에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