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경찰 고소 국민뜻 반해"
중앙당 차원 권고 측근 전달
당 관계 전화위복 기회 고려도


리얼미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
이낙연 이어 범진보 '2위' 올라

자신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분당경찰서 주요 관계자 등을 고발하겠다고 예고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고발 의사를 철회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권고가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당과의 관계에서 전화위복의 기회를 맞은 이 지사가 이를 고려해 이러한 권고를 전격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검찰에 분당경찰서장 등을 고발키로 했던 백종덕 변호사(민주당 여주양평 지역위원장)는 이날 오전 11시 수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백 변호사는 "유현철 분당경찰서장과 박창규 분당서 수사과장, 이재호 분당서 지능수사팀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하려 했지만 기자회견 직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의 요청으로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당의 요청을 이 지사도 알고 있고, 같은 뜻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중앙당의 뜻'은 이해찬 대표가 직접 이재명 지사 측 핵심 인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가 오전 이재명 지사에게 '경찰을 고발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으니 다시 검토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도 "'상식적으로 공직자가 경찰을 고발하는 게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조치가 아닐 수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고 (이 지사가) 그런 부분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직접 이 지사를 만류하고 나선 데는 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지사가 경찰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10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11.3%를 기록해 범진보 진영에서 이낙연 총리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달보다 4.2%p 상승해 5위에서 2위로 세 계단 오른 것이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자신을 송치한 후 대응강도를 높여왔던 이 지사 역시 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이러한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거취 문제까지 거론됐던 이 지사는 비교적 자신에게 온건한 입장을 고수해왔던 이해찬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당 관계에서 전환점을 맞은 상태다.

/김연태·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